토이프로젝트(for 18개월) 회고

오늘 드디어 고생(아닌 고생인듯 고생같은) 끝에 토이프로젝트로 했던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다. 난관이 있었으나, 다들 제발 플레이스토어에 업로드 하는 걸 봐야 고생한 보람이라도 있지 않겠냐는 결론 끝에 겨우 배포를 완료했다.

바로 이 앱이다.

마이버리 메인_03 사본

챠란-★

이앱으로말씀드릴거같으면당신의버킷리스트동반자마이버리아무튼사람이마이양이버리인데마이버킷리스트를줄여서마이버리이고스토리를입혀서디자이너가내가왜앱을만들려다가캐릭터까지만들게되었냐면서기획자와내멱살을쥐고흔들고기획자와나는그디자이너에게사랑한다너는할수있다라는용기를심어캐릭터까지만들어내게한어쨌든어플이름은“마이버리”

 

버킷리스트를 등록/관리 한다는 아주 심플한 앱으로써, 플랫한 느낌을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디자이너가 내 멱살 쥐고 흔들어서 만든 결과물)

그렇다면 대체 왜 남들눈에는(내눈에도그랬다) 반년도 채 안걸릴 것 같은 이 앱이!! 18개월!! 이나 걸렸는가…

그건 이제부터 차근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 실제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스터디원들은 반말/존댓말을 섞어서 하는 사이입니다. 다소 선을 넘는 듯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들 그만큼 친해서 그런 것이니 아니 얘네 회사동료라며? 하며 당황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제1장 여자프로젝트 시작


때는 2018년 여름즈음. 첫 직장에서 친해진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기획자1 + 서버개발자 1 + 안드개발자 1 + 디자이너 1 이었다.

같은회사 직원들이고 나이도 얼추 비슷하여 친목을 위한 술자리에서 불현듯 누군가 말했다.

 “이 멤버면 앱 하나 만들 수 있겠는데?🤔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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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이 오랜 스터디의 스타트를 끊어버리고 말았다.  하필 나와 디자이너를 쓸데없이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라 누군가 쿡 찌르기만하면 신나서 일을 벌이는 성격인데, 술자리에 있던 4명 중 아무도 그것을 막지않고 신나게 그럴까, 할까, 좋다, 하자@!! 가 되어 순식간에 핸들이 고장난 에잇톤 트럭이 되어버렸다.(ㅋ)

스터디 시간을 맞추던 중 4명과 함께 친한 다른 기획자도 참여하며 총 5명이서 스터디를 시작했다.  모두 성별이 공교롭게(?) 여자였고, 우리의 팀명은 그래서 “여자 프로젝트”  가 됐다.

첫 회의에서는 어떤앱을 만들 것인지, 앞으로 스터디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어떤앱을 만들지는 다음과 같이 정했다.

  1. 각자의 관심 분야를 적는다
  2. 그 분야에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아무거나 적는다
  3. 적은 분야들 중 모두 재밌을 것 같은 서비스를 정한다

운좋게(?) 다들 분야가 겹쳐 생각외로 쉽게 재밌을 만한 서비스가 정해졌는데 이것은 처음 “여자프로젝트”  에서 만들고자 했던 앱은 버킷리스트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망고플레이트 등과 같은 음식점리뷰 서비스 앱을 개발하고자 했다.

해당 서비스를 기준으로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앱과의 차별화를 위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할지 서로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등등의 앱들을 다운받아보고 간단하게 벤치마킹을 진행했다.

물론 이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스터디 규칙을 정하는 것이었다. 첫 회의 때 우리가 정한 규칙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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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하나의 앱을 공동 개발해야하며, 스터디임을 최우선으로 삼기로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토이프로젝트 보다는 빡센(?) 규칙이 적용되었다.

이 규칙을 토대로 우리는 주1회 모임을 가지며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항상

  1. 자신이 한 것에 대해 브리핑
  2. 피드백 확인
  3. 다음주에 해올 것 정리

로 이어졌다.

스크린샷 2020-04-10 오후 10.35.52 -> 끝없는 회의록들…

초반에는 다들 열정이 가득했기 때문에 기획에서 기능명세를 진행하는 동안 개발자들은 개발 가능 여부를 빠르게 검토해나갔다. 회사에서 우리가 개발/기획/디자인하고 있는 서비스는 정적인 경향이 있어 일부러 최근에 나온 디자인이나 언어 등을 써보고자 했다.

그러나 앱 개발자가 한명이다보니 원래 생각했던 기능개발을 다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렇다 그걸 다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은 바로 나였다.😭 기획에서 요구한 기능 중에는 빅데이터라거나 음성인식 등 혼자 짧은 기간(그때는 짧을 줄 알았지…) 에 개발을 모두 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기술들이 있었다. 지레 겁을 먹고 나는 내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기획에서는 자꾸 기능을 지워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차별화” 된 기능이 점점 사라지게 되고 이 문제로 기획자는 나름대로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스터디를 시작한지 2달만의 일이었다.

 

제2장 다시 처음부터


스터디를 시작하고 두 달이 되었을 때. 회의에서 나는 “백드롭” 이라는 디자인을 테스트해서 룰라랄라 디자이너님 이거된다! 하고 자랑을 할 생각이었다. (ㅎ)

순서대로 자신이 한 것을 브리핑한 시간이 끝나고 내 백드롭 테스트를 확인한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여 뭐 잘못되었나요?”

“아뇨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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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 그, 있잖아여…”

두명의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서로 말을 미루며 나와 서버개발자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안드개발자님 이거 만들어오신거 좋은데 즈기…”

두 기획자 중 선배기획자가 총대를 맨 듯 말문을 열었다.

“네 말씀하시져 슬슬 멱살 잡기 직전입니다… 기획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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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는 현재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앱의 시장성이 없어보인다는 말이었다. 어차피 돈이나 사업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으니 현재 진행하던대로 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는 것이었고,

디자이너와는 그 전날 얘기가 되어 그렇게 눈치를 보고 있던 것이었다 (백드롭  해오라고 매일 독촉 중이었음)…ㅎㅎㅎ

기획에서 들고온 방안은 네가지였다.

  1. 이대로 유지한다.
  2. 이것을 후딱 개발해서 마무리 짓고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
  3. 컨셉 (식당후기서비스) 은 그대로 가지고 가되 키 기능을 다시 생각한다
  4.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다

결론은 (4) 였다. 이대로 유지하기에는 기능이 너무 약했고, 하나를 개발하고 또 하나를 하기에는 힘들것이라는 우려가있었으며, 키 기능을 다시 생각하는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모든 것을 접고 아이덴셜부터 다시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백드롭은 그냥 내 블로그 포스트 중 하나가 되었다.)

 

제3장 하늘에서 위기가 빗발친다!!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는 또 다시 마인드맵을 그려나갔다. 각자 생각하던 또 다른 서비스와 컨셉을 마구잡이로 썼고 그 중에서 제일 아이디어가 재밌었던 것이 “버킷리스트”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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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하단의 엄청난 양이 버킷리스트 아이디어였다.

이때 생각했던 버킷리스트는 사실 지금 배포된 앱(v 1.0.3) 보다 훨씬 기능이 많았다. 그 기능들을 개발하는 것이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고 다른 컨셉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렇게 우리는 버킷리스트 앱을 개발하게 되었다.

다시 처음부터 키 기능을 정하고, 기술을 검토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이 스무스하게 잘 흘러갔는가. 그렇지않다!! 그랬다면 18개월이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3.1 첫번째 위기 : 안일한 생각

사건의 발달은 이렇다.

우리가 스터디를 할 때즈음, 디자이너는 따로 앱 디자인과 관련한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었는데 원래 생각한 컨셉에서 버킷리스트로 변경된 UI 를 확인받고 싶었다. 팀원 모두 가능하면 피드백을 받기를 원해 디자이너는 메인, 버킷작성 정도의 화면을 추려 UI/UX 피드백을 받아왔다. 몇가지 부분을 제외하고 좋다는 평이 왔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가 버킷리스트로 컨셉이 정해졌을 때, 디자이너의 아카데미는 단 한 번의 수업만 남아있었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그 전에 화면이 나와야 했고 덕분에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마지막 수업 전날 밤을 새서 UI를 만들어 가져갔다.

밤 새서 뭐! 피드백 좋았잖아, 그럼 된거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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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도 그런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UI 를 그대로 가져가려고 했고 그 외의 화면을 해당 UI 에 맞추려고 했다. 메인화면이 픽스가 되어버리자 기획에서도 이미 만들어진 화면을 두고 생각하다보니 프로세스가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다.

버킷리스트 앱을 개발하기로 하고 한 달 만의 일이었다. 실제로 당시 회의록에도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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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를 토대로 UI 를 전면 갈아엎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완전 처음단계로 돌아가 앱 컨셉을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아예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를 보고 생각하는 키워드, 색상을 모든 팀원들이 생각해오는 것부터 시작하여 앱 컨셉을 정하고 앱의 테마 색상을 정하고 더 나아가 스토리까지도.

내가 생각하는 앱의 색상은 어떤색인지, 왜 그런색을 생각했는지. 앱 스토리는 무엇이며, 왜 그런 스토리가 나왔는지.

약 한달 간 “왜” 라는 질문에 빠져 앱 컨셉을 고민했다. 나와 서버개발자는 앱컨셉에 대해 세세히  고민해 본 경험이 없어 “왜” 라는 질문에서 휩쓸려 다녔다.

이것을 처음에 했어야 됐는데 디자인 피드백이 무어라고,… 한달을 돌아돌아 앱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마이버리” 라는 앱 이름을 토대로 “마이”라는 사람이 “버리”라는 양과 함께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는 스토리가 완성되었고 그제야 우리앱의 아기자기한 컨셉이 생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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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가 고심끝에 만든 두 캐릭터. 마이와 버리. 앱을 처음 시작할 때 목록화면에서 볼 수 있다. (캐릭터 만들기 어렵다고 나랑 기획자 멱살을 잡았었지….)

좋다. 컨셉도 정해졌고, 이제 무리없이 진행하면 되겠네!!

실제로 꽤 오래 잘 진행했다. 2018년 10월 컨셉이 결정되고 약  4달 간 회의도 쉬지않았다.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각자의 것을 해왔다.

그러나 항상 그럴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3.2 두번째 위기 : 열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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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우리는 열정맨이 아니었다. (존경합니다. 열정만수르…)

2018년 6월에 시작한 스터디는 2019년 2월까지 반년이 넘도록 진행되었고, 개발은 기술검토 외에 진행된 부분이 많지 않았다.

기획 완료 -> 디자인 완료 -> 안드로이드 개발 시작 -> 서버연동 제외 안드로이드 개발 끝 -> 서버 연동 시작

과 같은 프로세스로 스터디가 진행되면 누군가는 쉬는 텀이 생길 것을 고려해 디자인이 들어가기전 간단하게 기획이 전체 프로세스를 정리했고 그 후부터는

기획 : 1번째 화면 세부 기획 – 2번째 화면 세부 기획 – ….                         –

디자인: (기획대기)- 1번째 화면 디자인- 2번째 …               –

안드로이드: (전체 프로세스 생각해서 구조 정리 , 기획, 디자인 대기)   –  1번째 화면 개발  –

서버:  (전체 프로세스 생각해서 DB 정리, 안드개발대기)   – 안드&서버연동

와 같이 “화면단위로” 움직이고자 했다.

그러나 모두의 회사일은 바빴고, 기획-디자인간, 디자인-개발 간,  안드로이드-서버 간의 협의가 모두 따로 진행되면서 모든것이 조금씩 딜레이되고 지쳐갔다.

모든 화면이 딱딱 맞춰서 기획/개발 될 수는 없었고 당연히 그 텀에 쉴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생기면서 다들 조금씩 해이해졌다. 원래 이번주에 완성될 결과물이 다음주로 미뤄지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들 지쳐갈 무렵 스터디 중임을 알고있던 여러 사람들이 언제나와? 라는 질문을 해오기 시작했고…일단 빨리 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개발하기엔 배포시점이 늦어질 것을 염려해 2.0 을 출시하게 되더라도 기능을 어느정도 축소해서 가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그리고 이 시기에, 두명이던 기획자 중 한명이 개인사정으로 결국 스터디에서 나갔다. 다행히도 남아있던 기획자가 모든 기획을 하는데 있어서 생각보다는 큰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아니었다면 또 위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또 잘 진행되는 줄 알았다. 개발 속도는 생각한 것보다 빨랐고 모두 잘 되고 있었다. 그래 그래서 늦어도 19년엔 나올 줄 알았다.

그래 또 뭐가문제야(쎄이썸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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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세번째 위기 : 연이은 퇴사

2019년 여름이 되기 직전 기획자가 퇴사했다. 스터디를 관둔 것은 아니었지만 기존에 회사 근처 카페에서 진행하던 회의가 쉽지 않아졌다. 이 무렵에  2주에 한 번 정도로 오프라인 회의가 줄었고 여파로 전체적인 개발 속도가 더뎌졌다. 나름 빨리 앱을 내고 싶어서 기를 쓰고 개발을 해봤지만 안드로이드 앱을 혼자 개발하다보니 생각하지 못한 이슈도 많아 앱 구조도 여러번 뜯어고쳤다.

설상가상으로 나도 2019년 9월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오프라인 회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이때부터는 매주 월요일 밤에 행아웃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2020년 1월에 디자이너가 퇴사를 하면서 정말로 행아웃 외에는 방법이 없어졌다. 물론 이때는 QA 중이라 회의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KakaoTalk_Photo_2020-04-09-11-35-33 -> 스터디 회의는 쉽고 빠르게…

버킷리스트 라는 앱의 컨셉을 생각해  12월에는 앱을 내고싶었다. 그러나 9월에 내가 퇴사할 때 쯤 서버개발자는 회사 업무 때문에 주말 출근까지 하고 있었다. 내가 독촉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처음 스터디 시작할 때 회사업무가 1순위라고 정했다.)

10월 무렵, 서버와 연동이 딜레이 되는 동안 그 대신 화면 개발은 대다수 되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빠르게 연동된다면 12월 말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역시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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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네번째 위기 : 서버가 해킹을 당했다고요?

“서버개발자님 서버가 끊겼어요.”

“확인해볼게요”

그리고 다음과 같은 톡이 단톡방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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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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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소리인가. 살짜쿵 영혼놓고 모두 사라진 뻔 했지만…

다행히 팀에서만 테스트 중일 때 발생한거고 데이터를 다 날려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후 서버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

처음 겪은 문제라서 다들 각자 회사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을 통해 해결했다. 해결 후에는 더 이상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마지막 위기가 남아있었다.

 

3.5 다섯번째 위기 : QA 부재

그렇다 내가 앱을 주기 전까지 앱을 만질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항상 같은 로그인, 같은 버튼, 같은 프로세스로만 개발을 하다보니 놓친 부분이 많았던 것.

서버개발자가 11월을 버닝해주신 덕분에 서버 연동은 두달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서버 개발을 하면서도 기획 등에서 이슈가 나왔다. 빠진 화면이 있다거나 천천히 프로세스를 따라가다보니 모순이 있다거나 등등의 이슈였다.  급하게 기획에서 UX/UI를  만들고 새로운 화면이 추가 개발 되었다. 이것이 12월 중순쯤이었다.

결국 전체 프로세스 정리가 필요함을 깨달았고 그 외에도 플레이스토어에 올리기 위한 이미지 작업, 오픈소스 정리 등의 문제로 12월의 업로드는 물건너갔다.😭

20년 1월 중순, 드디어 팀원들에게 사이닝 된 테스트앱을 전달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이슈가 나왔다..ㅎ…처음에는 이슈업을 카톡 게시판에 하고 댓글로 상황 피드백을 했었다. 그렇게 한 번 더 수정된 앱에서도 여전히 이슈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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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2월, 다시 팀원에게 전달한 앱을 끝으로 나는 앱을 너무 배포하고 싶었다. 19년 10월부터 약 네달 동안 주말이든 평일이든 시간되는대로 앱을 개발했고 덕분에 연료가 소진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톡으로 정리했던 이슈업으로는 모자랐는지, 2월에도 이슈가 팡팡 터졌고 팀에서도 문서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제야 우리는 시트를 만들고 거기에 제대로 이슈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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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몇십개의 이슈가 올라왔다. (담당자는 70%이상 나였다…😩)

이렇게 문서화를 통해 1.0.2, 1.0.3 버전의 qa 가 끝났을 때 모두가 이제 제발 내자. 의 상태가 되었다.

사실 배포하고 고쳐도 되는데 다들 그러고 싶지 않았다. 어느정도는 고치고 내고싶었던 것. 하여 고생고생 끝에 며칠전 내부테스트 앱을 통해 마지막 확인을 끝냈다.

 

제4장 맨 정신입니다. 마이버리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사실 중간에 휴식기를 포함해서 거진 1년 9개월을 스터디를 했다. 보통 스터디는 중간에 파토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았던 이유는 그래도 다음의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1. 그만두기 너무 늦었다. 그리고 아깝다.
  2. 주위에서는 내가 앱 만드는줄 다 알고있다.
  3. 여기서 발 빼면 배신자 된다. (각 파트에 한명밖에 없어서 누구 하나 나가면 스터디 종료..)
  4. 앱 컨셉부터 모두 다 같이 정해서 진짜 배포되는 게 너무 보고싶다.

나는 그냥 앱이 배포되는게 보고 싶었다… 어찌되었든 오랜기간 투자해서 만들다보니 정도 들었던 것 같다. 이슈가 나올 때 마다 아몰라그냥낼래! 라고도 말했지만 그래놓고 뒤에가서 또 고쳐서 들고오고마는 알 수 없는 마음으로 수정도 여러번 했다.

이제 겨우 버전1 이 나간것 뿐인데 꽤나 다사다난하게 앱을 내게 되서 그런지 기분이 이상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얻은것도 많았다.

앞으로 앱을 개발할 때 지키고자 하는 부분들이 생겼다.

  1. 앱 컨셉은 팀원 다같이 정한다. 그리고 맨 처음 정한다.
  2. 지칠 때는 휴식을 가지자. 그러나 그것이 나태의 원인이 되지 말아야 한다. 팀원이 서로 감시(?) 해야한다.
  3. 일단 내자. 그리고 고치자.
  4. 스터디임을 잊지말자

(3)의 경우 나처럼 팀원이 있다면 개발 완료가 아닌 그 전부터 자꾸 앱을 팀원들에게 줘서 테스트를 해보면 좋을 듯 하다. 나는 드디어 끝! 이라고 생각하고 앱을 전달했는데 그 앱에서 이슈가 팡팡 나오는 순간 현타와 함께 잠시동안 개발을 멈추고 싶어질 수 있다.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님을 굉장히 절실하게 느끼게 되기 때문…

아무튼,

스터디라는 목적하게 나름 새로운 기술도 써볼 수 있었고, 평소 해보지못하는 아기자기한 디자인도 해 볼 수 있었다. 사실 어렵다고 생각되는 기능이나 디자인을 받았을 때 주춤했었는데 그 때마다 팀원들은 “이거 스터디야!” 라고 말했다. 그렇다… 할줄 아는거만 하면 스터디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 말은 마법같아서  “기획자님아, 디자이너님아 나에게 그건 너무 어려워….”라고 해도 그들은 “이거 스터디야!!!” 와 “우리개발자는 천재라서 다 할 수 있어!!!” 라는  굉장히 포기하지 못하는 말들을 해줬다. 굉장히 우쮸쮸를 좋아하는 사람들… (슬프게도 나는 천재는 아니었고, 그냥 여기저기 다 찾아 긁어모아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었다.)  뭐 어쨌든, 그 말 때문에라도 나는 강제적으로든 능동적으로든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해 볼 수 있었다.

-> 실제로 천재라는 말 서로에게 엄청 했다😘

내가 마음에 안드는 구조라면 그냥 뜯어고쳐도 되었고, 사실 팀원들이 내가 개발하는데 있어서 무조건 이때까지 해주세요. 같은 닥달이 없었기 때문에 다급하게 개발하지 않을 수 있었다. 대신 시간 제한이 없어 기능도 제한이 없어진다. 디자인도 대체 디자인 대신 그냥 내가 무기한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 있었다.. 뭐 그 덕분에 몰랐던 라이브러리도 알았으니! 나름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끝은없다. 배포 후에도 남아있는 자잘한 이슈를 해결해야 될 것이며 2.0 이 나오게 된다면…..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하하)

아무튼 이렇게 나의 회고록은 이렇다.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우수수 나열한 기분이지만 기획이 귀찮아지려 할 무렵 이 글을 읽으며 첫 시작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는 있지 않을까싶다

마지막으로!!

맨 정신입니다. 글을 쫌 대충 읽으셔도됩니다. 마이버리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플레이스토어 링크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womenproject.com.mybury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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